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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방식으로 오산 손두부의 맛을 살리는 ‘콩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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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영대
댓글 0건 조회 3,606회 작성일 12-11-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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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칼럼 41>전통의 방식으로 오산 손두부의 맛을 살리는 ‘콩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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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1/12 [18:31] ?최종편집:ⓒ 오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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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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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마당의 두부만두전골 ? ? ? 오산시민신문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 불린다. 콩 단백질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동맥경화와 뇌졸증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며, 콩의 이소플라빈은 항암 작용과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또한 함유 성분인 레시틴과 풍부한 비타민 E는 뇌에 활력을 주고 노화를 방지하며, 식물성 섬유는 대장암의 주범인 변비를 예방하고, 사포닌 성분은 비만 체질을 근본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신이 주신 자연의 귀한 선물이라 하겠다.



조꼬지, 오산시 세마동 일대 주민들이 지곶동을 일컫는 말이다. 한자로 종이지(紙), 곶 또는 꼬치라는 뜻의 곶(串)을 쓰기에 종이꼬지라고도 불린다. 왜 조꼬지, 종이꼬지라고 불릴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설이 구구하지만, 이 마을에 종이를 만들던 조지소(造紙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하지만 조꼬지는 몰라도 사적 제140호로 지정된 독산성과 세마대가 있는 동네라고 하면 대부분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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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마당 전경, 1번국도 세마사거리에서 세마역 쪽으로 꺾어 정남 방향으로 가다 세마대 등산로입구 지나 있다. ? ? ? 오산시민신문


1번 국도를 타고 세마대 사거리에서 정남방향(세마대 쪽)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다 보면 왕복2차선 길을 굽이굽이 돌아 세마대 앞을 지난다. 그리고 도로 옆으로 몇 개의 음식점들이 보이는데, 세마대 지나 300여 미터쯤 우측으로 예쁘게 서 있는 콩마당을 만날 수 있다.



“오산은 고려시대 수원부에 속해 있을 때부터 도성으로 진입하려는 적을 막아내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임진왜란 때는 왜장 가토 기요마사와 권율 장군이 이곳에서 대치했는데, 왜군은 조선인들이 물이 없는 벌거숭이산[독산, 禿山]인 오산 독산성에서 대항하는 것을 보고 물을 부으며 이를 조롱했다. 이에 권율 장군은 쌀로 말을 씻는 시늉을 했단다. 말을 씻길 정도라면 포위된 산성 안에 물이 넘쳐난다는 증거. 이를 보고 왜적은 함부로 성을 공격하지 못한 채 물러났고, 이를 기려 이곳에 세마대(洗馬臺)를 세우고 병기창을 두어 병사들을 훈련시켰다. 난리가 끝나자 고향으로 돌아가는 군졸들도 있었지만, 오산에 남아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우는 사람도 많았다.

그들이 모이면 즐겼던 놀이가 바로 윷놀이(척사). 지금도 해마다 척사대회가 열릴 정도로 윷놀이는 오산 사람들의 인기 오락거리였다. 척사대회가 열리는 잔칫날이 다가오면 오산 아낙들은 콩죽을 쑤어 태안에서 가져온 소금 가마니에서 흘러내린 간수를 붓고 두부가 굳기를 기다렸다. 잔칫날, 멍석 깔고 윷 던지는 남정네들 옆에서 국밥 말을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함께 등장했던 것이 바로 이 두부를 이용한 두부전골이다.

부침개 부치듯 솥뚜껑을 뒤집어 두부와 야채를 올리고 국밥용 고기 국물을 자작하게 부어 데워냈다. 이와 더불어 즐겨 먹었던 것이 두부보다 맛있다는 두부 우거지. 이것은 두부를 굳힐 때 온도 차이로 인해 겉에 생긴 얇은 막, 즉 두부의 피부다. 말캉한 두부의 느낌과는 다르게 쫄깃해서 두부 만드는 집에서나 맛볼 수 있던 별미였다고. 지금도 옛날 두부전골의 맛을 이어오고 있는 오산의 손두부 집에서는 단골손님이 오면 전골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두부 우거지를 대접해 귀한 마음을 전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펴낸 <대한민국 대표음식 이야기>에 소개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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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콩마당의 박래학 선생은 끝내 사진 촬영을 원치 않았다. ? ? ?오산시민신문


박래학(70) 선생은 화성 서신 사람으로 동국대를 졸업하고 경기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분이다. 오산고와 오산중에서 젊은 시절부터 윤리를 맡아 가르쳤고, 정년퇴임을 했다. 그래서 제자들이 벌써 육십이 넘은 이도 많고, 20대 후반의 제자도 있다.



오산 사람들 가운데 20~60대에 이르기까지 박 선생님으로부터 배움을 받았던 이들은 ‘콩마당’을 선생님의 은퇴 뒤 노후 사업으로 생각한다. 맛이 좋아 가족들과 더불어 이 음식점을 찾고 있으며, 맛있고 영양가 높은 두부요리와 더불어 선생님에 대한 인사를 잊지 않는다.



사실은 박 선생이 손두부 집을 시작한 계기는 명의상 대표인 막내아들 지열 씨 때문이다. 박 선생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는데, 딸과 그 아래로 두 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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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지열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의 한 건설회사에 취직했는데, 어려서부터 꿈꾸던 것과는 현실이 너무 달랐다고 한다. 그래서 결단을 내려 다른 일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수원과학대(화성 수기리) 근처에서 외삼촌과 이모가 운영하던 ‘한가네 손두부’라는 전문식당이 성공한 것을 보고 창업하기로 하고, 그 식당에서 5년을 손두부 만드는 일을 배운다. 그러나 멀쩡히 대학을 졸업해 직장을 다니던 아들이 음식점을 창업한다는 것에 평생 후학을 가르치는 데 전념하며 살아온 박 선생은 처음에 반대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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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후 막내아들의 간청에 가족들의 회의를 거쳐 아버지와 함께 모든 남매가 이 사업에 전념하기로 하고, 지금의 세마대 ‘콩마당’ 부지를 매입한 뒤 건물을 건축하고 개업하게 된다. 부인 한기선(70) 여사 역시 손맛이 좋아 지금도 손수 콩마당 동탄 직영점의 주방의 맛을 책임지고 있다고 한다.



박 선생은 정년퇴임 뒤 오랜 기간을 두고 어렵게 준비를 해 2008년 7월에 식당을 개업해 노부부 내외를 비롯해 자녀들 모두가 콩마당에서 일한다. 처음에는 은퇴한 스승의 음식점을 인사차 방문했던 제자들의 입소문으로 맛이 알려지면서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아 오산의 대표 음식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 맛이 알려져 작년 1월 24일에는 KBS 생생정보통에 방영되기도 하였다. 그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에는 동탄 초입인 오산 외삼미동에 직영점을 추가 개설하였다.





▲ 콩마당의 두부전보쌈 한 상 ? ? ?오산시민신문


이 집의 맛의 비결은 철저히 손두부로 음식을 만드는 데 있다. 손님이 많아 대량 생산을 할 요량으로 두부 만드는 기계를 도입했지만 이틀 만에 반품 처리했다. 손으로 만든 것과 맛이 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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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야 할 두부의 양이 많아 불린 콩을 갈 때만 믹서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두유를 끓일 때 가마솥을 사용하고, 두부를 굳힐 때는 전통 간수를 사용하고 두부를 누를 때에도 전통 방식처럼 맷돌을 사용해 누른다고 한다.



이 식당은 출입구 옆으로 주방이 훤히 보이도록 해 대형 설렁탕집의 가마솥처럼 두부 만드는 곳을 창문으로 볼 수 있도록 개방해 놓았다. 그래서 손님들이 직접 확인하도록 했고, 지역 유치원이나 학생들이 현장학습을 통해 전통두부의 제조과정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두부는 하루에 두 번씩 만들어 내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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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마당 출입구 옆으로 주방을 훤히 보이도록 해 두부 만드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 ? ?오산시민신문


콩 축제로 유명한 파주의 콩과 오산의 세마대 인근의 콩을 구매해 사용하는데, 수매한 콩 자루에는 생산자 이름이 찍혀 있어 더러 손님들 가운데 콩 자루에서 찍힌 자신이나 지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즐거워한다고 한다. 소금은 최 선생 고향인 서신의 천일염을 이용한다.



한기선 여사가 외할머니에게 배운 방법 그대로, 옛 조상들의 방법에 따라 두부를 만들고, 박지열 대표가 ‘한가네 손두부’에서 전심으로 배운 손두부 제작 비법으로 옛 맛을 재현해 낸다. 뭔가 새로운 음식이 아니라 우리네 조상들이 즐기던 가장 전통에 가까운 손두부의 맛이라 할 것이다. 그러기에 한국관광공사의 책자에 당당히 강릉의 초당두부와 더불어 오산의 손두부 전골이 오산 대표음식으로 소개되어 있다.



평일 9시가 넘은 저녁임에도 이미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한 차례 다녀가고, 근처의 공장에서 퇴근해 늦은 저녁을 먹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다. 넓은 주차장과 깔끔한 실내인테리어로 단체나 가족 모임에 안성맞춤이다. 화장실이 정말 깨끗하다. 식당의 주방을 포함하여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박 선생의 깔끔한 인품이 배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세마대 ‘콩마당’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동탄직영점(031-8003-0330, 오산 외삼미동) 150석 규모로 건축해 운영하고 있는데, 오히려 본점보다도 훨씬 성업 중이라고 한다.



건강을 위한 다양한 두부요리 음식도 좋고, 콩으로 만든 불고기 등 맛있고 정갈한 밑반찬이 나온다. 모든 밑반찬은 일단 한번 가져다주고 더 필요할 때는 셀프 서비스로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식사 뒤 계산대 앞에서 나올 때 매실차도 마실 만큼 떠먹을 수 있도록 했다. 식사로는 두부생태전골, 두부해물전골, 두부만두전골과 해물김치순두부, 들깨순두부, 두부연포탕, 낙지순두부, 굴순두부, 얼큰순두부, 고추장두부찌게, 청국장, 콩비지찌게, 된장찌개 등 두부가 들어가는 거의 모든 요리가 망라하고 있다. 요리로는 두부보쌈, 두부전보쌈, 수육, 두부부침, 생두부가 있다. 명절 외에 연중무휴이며, 약 150석이 준비되어 있는 오산 콩마당의 전화는 031-372-3334이다.



부리부리박사 권영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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