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간사통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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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여자 화장실을 드나드는 남자
김길수
?? 관리간사의 임무는 교회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교회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나 성도들이 불편함이 없이 근무 내지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발생 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을 가져와 안심하고 교회 내에서의 활동을 하도록 사찰(伺察)하는데 있다. 특히 주일날이면 많은 성도들이 밀물처럼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환경위생 차원에서 교회를 깨끗하게 관리하는데 상당한 관심을 요하게 된다. 성도들의 휴지통 사용과 변기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지, 또한 두루마리 휴지나 종이수건은 부족하지 않은지 그리고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이 화장실 변기 옆에 비치해 놓은 휴지통의 휴지가 넘치는 것을 사찰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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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 교회에 와서 내가 신앙의 매너리즘에 젖지 않기 위해서는 내 자신의 신앙생활에 문제가 없어야 하겠기에 가장 안정적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이 2부 예배라고 판단하여 지금은 휴대폰을 끄고 2부 예배를 드리고 있다. 물론 대다수의 신자나 필자가 생각하는 예배는 3부 예배가 주일의 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으나 그렇게 되면 일단 교회를 사찰하는데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고 보면 내 자신이 2부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을 스스로 잘한 판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 몇 주 동안은 1부 예배를 드리기도 하였으나 1부 예배는 관리간사의 임무 수행을 정상적으로 하는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왜냐하면 새벽예배 후부터 계속되는 부수적인 임무 수행에 의해 개인 용무를 볼 기회를 엿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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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하고 2부 예배 후에 예배당 내를 돌아보면 벌써 휴지통이 넘칠 위기에 처한 곳도 있고 휴지가 없거나 티슈의 보충이 요구되는 화장실이 상당 수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곳이 여성분들이 사용하는 여자 화장실 처리 문제인데 다행히 2부 예배 후에 3부 예배 진행 도중에는 여자화장실 사용자가 드물기 때문에 자유롭게 화장실을 드나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각 화장실을 신속하게 드나들며 휴지통을 비우게 되는데 정말 휴지통이 넘친다면 믿지 않을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오산교회 성도들은 내가 부임하기 전까지 휴지가 넘치는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관리간사를 많이도 원망하였으리라 여겨진다. 특히 앞서도 말했듯이 신앙인은 하나님께 정성된 예배를 드려야하기 때문에 관리간사도 예외는 아니기에 혹이라도 주일날 운행을 맡은 차량운전 봉사 집사님들이 개인 용무로 인하여 교회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 관리간사가 대리 운전을 해야 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대리 운전을 하지 않을 수 없기에 2부 예배를 드릴 수가 없어 3부 예배를 드리게 됨에 따라 화장실 관리와 교회 내부에 비치 된 휴지통 관리상 상당한 불편을 성도님들에게 전가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나더러 ‘오산교회에 쓰레기 분리수거나 화장실을 관리하기 위하여 왔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 대해 나는 자신 있게 누가 대신 해 줄 사항이 아니기에 당연히 ‘나는 오산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분리처리와 화장실 관리를 깔끔하게 하기 위하여 왔다’고 대답을 한다. 그러니 당연히 다른 성도들이 손수레를 끌고 부지런히 다니고 있는 나를 가리켜 ‘주일날 예배당 청소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그렇게 부르더라도 그것을 기쁘게 감내할 마음의 준비를 늘 하고 있기 때문에 넘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과 화장실의 휴지통을 비우는 것을 큰 사명으로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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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이야기만 너무 길게 한 것 같아서 한 가지 해명을 하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어 적어본다. 내가 쓰고 있는 관리간사 통신(伺察通信)이라는 제목은 목근통신(木槿通信)이라는 김소운 선생님의 수필집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밝히고 싶다. 목근통신에서 김소운 선생님은 일본의 지성인들에게 준엄한 꾸짖음을 하고 있다. 내가 쓰고 있는 관리간사 통신이 오산 교회의 성도들에게 준엄한 꾸짖음이 되지 않게 되기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관리간사 통신이라는 제목을 붙였음을 독자 여러분들은 알아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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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화장실 이야기로 돌아가 글의 마무리를 보도록 하자! 화장실에 비치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화장지는 물에 잘 녹는 화장지이며 이것을 변기에 흘려보내더라도 화장실 막힘에 전혀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화장실 변기통에 던져진 화장지는 1차적으로 물에 녹게 되어 있어 볼일을 보고 난 후의 화장지는 과감하게 변기에 넣어 물통 손잡이를 내려 버리는 것이 상식임을 진작부터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이제야 알리게 되어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다. 다만 유의해야 할 사항은 종이수건이나 미용 티슈는 절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여성분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사용하는 두툼한 거시기는 절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 보통 화장실에 휴지통을 비치하는 이유는 여성분들이 버리는 그 문제의 거시기한 것을 변기에 흘려버리지 말라고 비치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해도 무리가 아님을 주지시키고 싶다. 1차적으로 그렇게 할 때 화장실의 휴지통은 3부 예배가 끝날 때 까지 절대로 넘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화장실 변기 옆에 비치한 휴지통은 무언가? 글쎄 그건 아무래도 넘치는 교회예산을 쓸 곳이 없어 행한 고육지책인가? 농담이고, 그건 큰 것을 차고 다녀야하는 어르신들이나 어린 아이들의 기저귀를 배려한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무리가 없다. 대부분의 성도들이 볼일 보고난 화장지는 휴지통에 넣어야만 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비치해 놓은 휴지통에 한사코 넣고 있는데 그런 불필요한 노동은 피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사찰의 바람이다. 아무리 할 이야기가 없다고 이렇게 장황하게 화장실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고 항의 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 모든 것이 쾌적한 교회 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조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재미있게 읽어 주셨으리라 생각 된다. 또 다른 화장실 이야기는 기회가 주어지면 다루기로 하고 이 글을 읽고 나서도 화장지를 변기에 버리지 않고 휴지통에 버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내가 손오공처럼 머리털을 뽑아 입으로 불어 분신술을 써서 지키고 서서 말릴 수가 없으니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으면서도 오늘의 화장실 이야기는 여기서 이만 마무리 짓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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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회 다운로드 | DATE : 2020-10-08 21: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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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댓글
작성일물론 집사님처럼 제 생각에도 화징실의 휴지는 물에 쉽게 풀리도록 되어있어 볼일을 보고난후 변기에 같이 비려서 물을 내리면 잘 내려갑니다. 그러나 지금도 현대식인 다른 건물에 가면 상습적으로 막히는 변기땜에 휴지는 휴지통에 이렇게 써있는 건물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화장지를 변기에 버리게 되면 이를 관리하시는 분이 힘들까봐 휴지통에 넣는 분들이 많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문지를 버리고 화장지를 쓰기시작한것이 그리 오래된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아직도 이에 따른 문화적 괴리는 상당한것 같습니다.

님의 댓글
작성일"여자 화장실을 드나드는 남자"....제목이 넘무 재미있어요...집사님..!!집사님의 사역 가운데 늘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와 함께 글을 남겨요..다음에도 글 남겨 주시면 재미있게 읽고 갈께요..."...대상을 잘못 선택해서 포진한 대상포진.."ㅎㅎㅎ 너무 재미난 표현인겄 같아요..송형례 집사도 안부 전해 주시구요...!! ^.*집사님의 건강 위해서도 기도 할께요...늘 주님 안에서 승리하시는 집사님이 그리스도인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