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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형태
댓글 1건 조회 912회 작성일 04-08-05 21:18

본문



참기름 장사와 명궁



송나라에 진요자라는 명궁이 있었습니다.

그는 활을 어찌나 잘 쏘는지 나라안팎에
그와 겨룰 만한 궁사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모아 놓고 활을 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기름 파는 노인이
그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노인은 진요자가 화살 열 개 가운데 아홉개를
명중시키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진요자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노인장, 제 궁술의 비결이 뭔지 궁금하십니까?\"

그러자 노인은 별 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습니다.
\"뭐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겠습니까?
활이 당신 손에 푹 익은 것 같군요.\"

노인의 말에 진요자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니 제 솜씨를 어찌 그렇게 가볍게 평가하십니까?

이건 하루 이틀에 배울 수 있는 궁술이 아닙니다.
\"노인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 화내지 마시오.

내가 참기름 장사를 오래 하다보니
조금 이치를 아는 것 뿐이라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진요자가 묻자 노인은 호리박처럼 생긴
참기름 병을 꺼내 땅 위에 놓더니
엽전으로 그 주둥이를 막았습니다.

그리고 참기름을 국자로 떠서 병 속에 흘려 넣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의 키높이에서 흘려보낸 참기름이
엽전의 조그만 구멍 속으로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까.

진요자가 살펴보니 엽전에는 침기름이 한 방울도 붇지 않았습니다.
진요자는 노인의 솜씨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아아, 놀라지 마시오. 나도 뭐 별다른 비결이 있는게 아니니까.

다만 손에 푹 익었을 뿐이라오.\"
그 말을 들은 진요자는 노인에게 깊이 머리 숙여 절을 했습니다.

이후 진요자는 활을 쏘는데 있어 결코 자만하지 않았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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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댓글

작성일

남보다 좀 잘한다고 으시대고 뽐내기를 좋아하는 우리들에게 참 좋은 교훈입니다.자만하지 말고 겸손으로 우리의 마음을 동입시다.김형태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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