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아닌 생활에 밑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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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목사님???????????????????????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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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에서 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철공소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그는
양철 홈통을 반듯하게 펴는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자전거 짐틀 위에는 두껍고 딱딱해 보이는
성경책만한 송판들이 실려 있었다.
교인들은 교회당 꽃밭을 마구 밟고 다녔다,
일주일 전에
목사님은 폐렴으로 둘째아이를 잃었다. 장마통에
교인들은 반으로 줄었다. 더구나 그는
큰소리로 기도하거나 손뼉을 치며
찬송하는 법도 없어
교인들은 주일마다 쑤군거렸다. 학생회 소년들과
목사관 뒷터에 푸성귀를 심다가
저녁 예배에 늦은 적도 있었다.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집사들 사이에서
맹렬한 분노를 자아냈다. 폐렴으로 아이를 잃자
마을 전체가 은밀히 눈빛을 주고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주에 그는 우리마을을 떠나야 한다
어두운 천막교회 천정에 늘어진 작은 전구처럼
하늘에는 어느덧 하나둘 맑은 별들이 켜지고
대장장이도 주섬주섬 공구를 챙겨들었다
한참 동안 무엇인가 생각하던 목사님은 그제서야
동네를 향해 천천히 페달을 밟았다.
저녁 공기 속에서
그의 친숙한 얼굴은 어딘지 조금 쓸쓸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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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성귀를 심다가 저녁예배에 늦은 목사
참 이상한 목사입니다.
교인들로 부터 비난 받기에 합당한 모습일지 모르겠습니다.
큰소리로 기도?하거나
손벽을 치며 찬송하지 않는 목사
어찌보면 열심도 열정도 없어 보입니다.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동내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목사
오죽하면 이런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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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이 동네?목사에 정이 가는 것은
내가 속다르고 겉다른 위선된 장로기 때문만은 아닌 듯 합니다.
그에게서 사뭇 남다른 경건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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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공서?앞에서?왜 자전거를 멈추었을까요!
아들을 잃은 아픔
가난한 천막 교회?
자신을 못 마땅하게 여기는 성도들
수많은 고민과 염려가 그에게 있었을 것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가운데도
그는 대장장이의 모습을 깊이 바라봅니다.
반듯이 펴는 망치질을 보며
거기서 한참 동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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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는 늘 성도들을 향해?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고
성도들이 원치 않는 설교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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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우리는 기도와 찬송..
수없이 밑줄이 그어진 성경으로
우리의 삶을 말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기도의 소리가 높고
찬송의 박수가 들리며
성경에 손때가 뭍어가면서도
실상 삶속에는 경건의 능력을 잃어가고 있지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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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아닌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는
그런 삶에 대한 도전이?우리의 반발이지 않았을까!
종교심이 마치 신앙인냥
삶과 괴리된 열심이 마치 바른 신앙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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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들의 인기를 쫓지 않는?강직한 동네 목사
말씀이 철저히 삶에 나타나길 바라는
그저 종교적 열심이 아닌 삶으로 말하라고 외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소박함에도 열중하며
대장장이의 망치질에 자신을 놓을 줄 아는..
어쩜 그래서 그의 삶이 내게는 도전인 줄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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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천정에 늘어진 작은 전구처럼
하늘에는 어드덧 하나둘 맑은 별들이 켜지는 이 시간
저?역시 대장장이의 망치질은 볼 수 없지만 ?
어떻게?살아 내 삶의 현장속에서?
말씀을 밑줄로 남길지를
반듯한 삶을 살아갈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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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주 세상에서?늘 도우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경건의 모양이 아닌 능력을 보이며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심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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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댓글
작성일오늘도 이 외식적인 이 부족한 장로는 내 생활에 밑줄을 그어 봅니다.진정으로 나는 목회자의 눈물을 알까.진정으로 나는 하나님의 뜻과 성도들의 꿈을 알까.이십여년의 장로라는 감당하지 못할 외로운 나의 십자가에 봄이 올수있도록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