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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도 못말린 '남녀칠세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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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영대
댓글 0건 조회 1,824회 작성일 07-10-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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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8일 (목) 02:52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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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도 못말린 \'남녀칠세부동석\'







▲ 재원은 마련하지 못해‘一’자형으로 만들어졌다가 70년만에 원래 설계대로‘十’자형으로 완공된 로마네스크양식의 성공회 서울대성당. /W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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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의 좌석을 구분하기 위해‘ㄱ’자로 지어진 전북 김제의 금산교회. /W미디어 제공
전북 김제의 금산교회는 전국 유일의 ‘ㄱ’자형 한옥 건물 교회다. 1908년 미국 선교사 테이트에 의해 지어진 이 교회는 ‘ㄱ’자가 꺾이는 지점에 강단이 있고 양쪽으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해 앉도록 지어졌다. 목사만 양쪽을 보면서 예배를 인도할 수 있을 뿐, 양쪽에선 상대편 좌석이 보이지 않게 돼있다. 이 건축물의 구조만 보아도 ‘남녀칠세부동석’의 당시 한국적 정서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복음을 전해야 했던 사정이 이해가 된다. 남녀좌석을 구분한 경우는, 경북 영천의 자천교회 등 다른 종교 건축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종교 건축물들에는 이처럼 역사와 시대의 표정이 담겨 있다. 최근 발간된 ‘종교건축기행 34’(김성호 지음·W미디어)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 성공회 원불교 증산도 천도교 정교회 이슬람까지 국내 각 종교의 상징적 건축물을 소상히 소개하고 있다. 현직 문화부 기자인 저자는 천주교의 명동성당, 불교의 조계사, 성공회의 서울대성당, 한국 정교회의 성 니콜라스 서울대성당 등 각 종교의 얼굴격인 건축물은 물론, 역사와 건축미를 간직한 34곳을 직접 발로 뛰어 구석구석을 안내한다.


그의 안내를 따라가 보면, 익산의 나바위성당(천주교), 강화의 강화읍성당(성공회) 등 서양종교이면서도 전통 한옥 양식을 차용한 건물에서부터 건물 안팎이 원(圓) 모양인 강릉의 초당성당처럼 초현대적 건축물까지 다양한 종교건축물을 만나게 된다. 천주교와 개신교가 100여 년 전 서양종교의 한국 수용과정을 보여준다면 부석사 통도사 상원사 법주사 운주사 내소사 용주사 등은 1600년 된 한국불교의 전통을 보여준다. 또 전북 군산의 동국사는 일제 강점기 일본불교가 우리나라에 건축물로서 남아있는 유일한 흔적이다. 원불교의 영광 영산성지, 증산도의 대전 태을궁, 천도교의 경주 용담정 등 민족종교의 상징 건축물에 대한 안내도 빠뜨리지 않았으며 각 건축물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과 종교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종교건축을 친밀하게 느끼게 해준다.

저자는 서문에서 “절실한 신앙공간이자 귀중한 문화유산들이 대부분 허술한 기록관리와 소홀한 보존 노력 탓에 제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 채 기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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