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삶 깃든 희귀 십자가 다 모였네[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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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삶 깃든 희귀 십자가 다 모였네… 송병구 목사 수집 600여점 3월23일까지 전시 |
[2008.03.19 22:29] | ? | ? |
기독교대한감리회 출판국은 고난절을 맞아 23일까지 경기도 오산시 가장동 성애성구사 전시관에서 \'세계의 십자가전\'을 열고 있다. 송병구(감리회 기획부장) 목사가 수집한 다양한 재료와 형태의 십자가 600여점이 전시됐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눅 9:23)\'는 말씀에 대해 묵상할 기회다. 지구촌 곳곳에서 고난과 희망 속에 만들어진 다양한 십가가를 보노라면 숙연해진다. ◇생활 속에서 실천=십자가들은 소금, 석탄, 실 등 노동을 통해 가공되는 일상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327m 깊이까지 채굴된 폴란드 비엘리치카광산 소금으로 만든 십자가(①)는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씀처럼 투명하게 빛난다. 미국 포코노산맥 스크랜턴광산 석탄으로 만든 십자가는 광부들의 강건한 괭이질로 나왔다. 광부들은 어두컴컴한 갱도 끝에 기도실을 짓고 광물로 만든 십자가를 세운 뒤 기도했다고 한다.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며 이 두려움을 걷어가소서.” 빨강 노랑 파랑 녹색 색실이나 삼베 조각보로 만든 십자가는 베를 짜고 바느질하는 여인의 손길을 전한다. 세계2차대전 당시 기독학생운동(WSCF)이 보급한 1㎝도 안 되는 핀 십자가에는 전쟁의 고뇌와 반성이 담겨 있다. 자연과 생활에서 온 재료로 만든 십자가는 생명의 상징이다. 작은 소라껍질로 만든 십자가(②)는 푸른 바다가 깃들어 있다. 씨앗과 밀가루, 타일로 만든 십자가도 앙증맞다. 흙으로 구운 십자가는 생명의 시작, 살고 있는 터, 돌아갈 곳을 나타낸다. 나뭇잎과 껍질로 만들어진 쿠바 십자가는 들과 집, 하늘을 그렸다. ◇일치와 다양성=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희망의 십자가도 많다. 1995년 제작된 남북 희년 십자가는 어디든 날아가 꽃을 피우는 민들레 홀씨로 만들어졌다. 독일 동서분단선을 가로지르던 철조망 5조각으로 제작한 십자가(③)에는 볼트와 너트로 만든 사람이 기어오르고 있다. 분단을 극복해내려는 염원이다. 비둘기 발자국 모양의 십자가, 어깨동무를 한 듯한 십자가 등 평화와 연대의 모습도 있다. 양털로 만든 몽골 십자가, 흑단나무로 만든 탄자니아, 태양이 새겨진 엘살바도로 십자가 등도 있다. 십자가는 나라마다 그 모양이 다르지만 예수의 고난과 부활이라는 일치된 신앙고백을 보여주고 있다. 파도가 물결치는 방주 위에 떠있는 십자가(④)는 문화와 전통은 다르지만 십자가를 통해서 교회가 하나되는 일치의 전통을 상징한다. 세계 최대 교회연합기구인 세계교회협의회(WCC)도 이 모양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이집트, 아르메니아, 에티오피아에서 제작된 십자가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 이들의 눈물이 담겨 있다. ◇고난 후 구원의 표식=십자가는 고대부터 아시아 유럽 남아메리카 등 전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종교적 상징으로 사용됐다. 고대 로마에서 십자가는 살인범 등을 처형하는 도구였지만 4세기 로마는 기독교를 공인하고 십자가형을 폐지했다. 예수의 고난과 부활로 십자가가 구원의 표식이 됐기 때문이다. 송 목사는 “이번에 선보이는 십가가들은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만들어진 소망의 산물들이어서 깊은 울림을 준다”며 “십자가는 예배당에만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삶속에서 실천되고 고백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85년 김포시 문수산성교회를 개척한 송 목사는 문수산에서 벤 나무로 2m 높이 십자가를 처음 만들면서부터 십자가 영성에 관심을 가졌다. 녹슨 철조망으로 만든 작은 십자가를 포개 분단으로 이산가족이 된 교인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후 1994년 2월 독일에서 목회를 하게 된 송 목사는 본격적으로 십자가를 수집, 현재 수백점의 십자가와 상징을 소장하고 있다. 오산=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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