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꽃그늘 드리워진 전남 담양여행-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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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폭죽 맞으며 여름 가시는 길, 꽃카펫 밟으며 가을 오시는 길 |
배롱나무 꽃그늘 드리워진 전남 담양여행 |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
남도 땅에 배롱나무 붉은 꽃이 폭죽처럼 터졌습니다. 붉은 꽃잎이 선혈처럼 낭자합니다. 배롱나무가 아름답기로는 전남 담양의 명옥헌 원림(園林·집터에 딸린 숲)이 단연 최고지요. 운치있게 지어진 정자 아래 연못 둘레로 심어진 배롱나무도 좋지만, 연못에 띄워놓은 작은 섬에 가지를 뻗고 선 아름드리 배롱나무는 지금 불이 붙은 듯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배롱나무는 100일 동안 꽃이 피어 있다고 해서 백일홍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꽃이 다 질 무렵이면 추수가 시작된다네요. 명옥헌 누정마루에 걸터앉아 만발한 꽃을 바라보던 한 노인은 “없이 살았던 시절,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저 꽃이 다 지면 쌀밥을 먹을 수 있다’고 달랬다고 해서 ‘쌀나무’라고도 부른다”고 했습니다. 배곯던 아이는 아마도 좀처럼 꽃이 지지 않는 쌀나무가 야속했지 싶습니다. 꽃잎을 떨구면 새 꽃잎이 돋아 세 번씩 다시 피어 여름 내내 피어오르기 때문입니다. 담양 땅에는 도처에 배롱나무입니다. 담양에서 창평으로 가는 887번 지방도로는 배롱나무들이 열병식을 하듯 늘어서 있습니다. 남도 땅의 배롱나무는 유독 꽃이 붉은 듯합니다. 소쇄원에도, 송강정에도, 독수정 원림에도, 환벽당에도…. 담양의 수많은 정자 주변으로는 배롱나무꽃이 만발해 있습니다. 반들반들한 수피에 붉고 화려한 꽃잎이 수수하고 소박한 정자와 그렇게 잘 어울릴 수 없습니다. 여름도 이제 막바지입니다. 배롱나무 붉은 꽃그늘을 밟으며 담양 땅으로 향하는 여정은 어떠신지요. 잘 알려진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걸어도 좋고, 울울창창한 대나무숲의 서걱거리는 바람소리를 듣는 것도 좋겠습니다. 서늘한 바람이 소쇄소쇄 부는 소쇄원의 짙은 이끼로 가득한 옛 정원도, 그림자도 쉬어간다는 식영정도 빼놓으면 아쉬울 곳들이지요. 여기다가 산자락을 부드럽게 곡선으로 켜켜이 돌을 쌓아올린 금성산성과 조선 선조때 10년 넘게 일기를 써왔다는 미암일기가 남아있는 모현관을 보탭니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합죽선을 소리나게 착 펴서 들고, 슬슬 바람을 부쳐가면서 물러가는 여름날에 정자에 올라 배롱나무꽃 구경을 떠나보면 어떠시겠습니까. 그러다 출출해지면, 덕인관의 떡갈비도 좋겠고 슬로시티로 지정된 창평면의 북적거리는 장터에서 질박한 창평국밥 한그릇도 좋겠습니다. 밤이면 스티로폼 상자를 메고 다니며 목청껏 외치는 떡장수를 불러 망개떡의 진한 망개나무 잎사귀 향을 음미해보는 것도 빼놓지 마시길…. 이제 곧 여름도 다 가고 배롱나무도 하나둘 꽃잎을 떨구겠지요. 담양 정자문화의 원류로 꼽히는 면앙정을 짓고 풍류를 읊었던 송순이 지은 한시 ‘석춘가’의 한 대목을 읊어봅니다. “꽃이 진다고 새들아 슬퍼 마라. 바람에 날리니 꽃의 탓이 아니로다….” 을사사화때 추풍낙엽처럼 목이 떨어지던 올곧은 선비들을 기리며 지은 이 한시는 지금 되짚어 읽어도 새록새록합니다. 담양 = 글·사진 박경일기자 parking@ 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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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는 원래 백일홍나무입니다. 백일동안 꽃이 피어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꽃하나가 백일동안 유지되는것은 아니고 교대교대로 100일정도 가까이 피어있다고 해서 백일홍나무라고 하며 대개 목백일홍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한해살이로 백일홍이라는 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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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나무를 빨랑빨랑 발음하면 배롱나무가 됩니다. 그래서 배롱나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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