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굿거리 장단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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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거리 장단 시비
문성모 목사 <대전신학대학교 총장>
?우리 나라 음악에는 여러 장단의 형태가 있습니다. 이 중에 중요한 것들은 초, 중, 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아마도 굿거리 장단과 세마치 장단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나마도 이 장단을 한번 쳐보라고 하면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요.
?그런데 우리가락 찬송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 음악의 굿거리 장단을 문제 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의 말씀은, 굿거리 장단은 무당이 굿할 때 쓰던 장단인데 이것 가지고 어떻게 신성한 예배 시간에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예배를 너무 귀하게 보아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겠
지요. 장단 이름에 \'굿\'이란 말이 들어 있는 게 화근입니다. \'굿\'하면 \'good\'(좋다)이라는 영어 단어가 생각나야 할 요즘 세상에도 나이 드신 분들은 \'굿\'이란 단어를 들을 때 무당이 떠오르는 나쁜 연상 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굿\'은 무당이 하는 것이지만 \'굿거리 장단\'은 무당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무당벌레\'가 무당과 관련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굿거리 장단이란 다른 장단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장단의 일종입니다. 이 장단은 민속무용이나 농악을 비롯한 여러 음악에 고루 쓰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당이나 굿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장단을 단지 이름이 \'굿거리\'라 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신성한 예배 시간에는 사용 불가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너무 심한 처사입니다.
?백보 양보하여 무당이나 굿, 또는 다른 전통 종교가 사용한 것은 모두 기독교 예배에 쓸 수 없다고 한다면, 현행 기독교 예배의 많은 부분에 문제가 생깁니다. 굿거리 장단뿐만 아니라 전통음악의 다른 장단과 가락을 쓸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묵도(默禱)나 기도(祈禱), 축도(祝禱), 축복(祝福), 천당(天堂), 지옥(地獄), 제단(祭壇), 제물(祭物), 신(神), 예배(禮拜) 등의 용어도 사용 불가가 됩니다. 왜냐하면 이런 개념들은 우리 나라의 전통 종교에서 쓰던 것을 기독교가 빌려 와서 같이 쓰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 더욱 큰 일은 \'하나님\'이란 용어도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신(神)의 이름은 본래 히브리어로 \'엘로힘\'인데, 선교 초기에 이것을 한국 말로 뭐라고 번역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전래 종교의 신의 명칭인 \'하나님\'을 기독교가 그대로 \'엘로힘\'에 해당하는 한국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19세기 말 기독교가 이 땅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감히 \'하나님\'이란 으름을 쓰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하면 토속 종교의 요소가 들어오는 것 같아 기독교가 혼합 주의에 물드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이란 이름이 어색하지도 않고 거부감도 없습니다. 오래 사용하다 보니 이제는 우리 기독교의 신(神)인 \'엘로힘\'에 대해 \'하나님\'이란 말보다 더 알맞은 우리 말은 없다고 자타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
?언젠가 우리 나라의 전통 종교의 지도자께서 기독교와 천주교를 상대로 소송을건 사건이 있었는데, 그 내용은 기독교와 천주교가 하나님(또는 하느님)이라는 신(神)의 명칭을 도용하여 허가 없이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하나님이란 명칭에 대한 표절 시비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기독교화(化) 된 이 용어에 관한 소송을 현명하신 재판관님께서는 \'이유 없다\'고 기각하셨
습니다.
?기독교인 중에 만약 굿거리 장단이나 전통음악을 거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자격이 없습니다. 아마도 히브리어로 \'엘로힘님!\'이라고 해야 되겠지요. 그 뿐입니까? 음악뿐만 아니라 우리 말은 다 무당이 굿할 때 쓰던 말이고, 다른 전통 종교들이 사용하던 언어이니 예배 시간에 한마디도 한국 말을 입밖에 내서는 안됩니다. 아마도 성서 언어인 히브리어나 아람어로 기도하고 설교하고 찬양해야 하겠지요. 성경봉독도 "베레쉬트 바라 엘로힘......"(창 1:1)하고 히브리어로 해야 할 판이니 얼마나 불편합니까? 그것만이 아닙니다. 밥도 떡도 국도 모두 무당이 굿할 때 쓰던 음식들이니 전통음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런 음식도 먹으면 안됩니다. 아마도 피자를 먹고 콜라에다가 스파게티를 먹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한 아이의 백일 잔치나 돌잔치 등도 따지고 보면 그 뿌리가 다 무속 신앙에 있으니 전통음악을 무당 음악이라 하여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런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됩니다. 한복은 어떻게 입고 삼일장의 풍습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기독교가 우리 말과 풍습을 받아들였다면 우리 음악과 장단도 받아들이고 예배에 활용하여야 마땅합니다. 우리의 전통음악을 부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뿌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굿거리 장단으로 하나님의 은총과 그 위대하심을 소리 높여 찬양하는 한국 교회의 모습을 머지않아 보게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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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우리교회에 풍물부가 있는데 처음에는 반대하는 분들이 퍽 많았지요 어떻게 무당이 쓰는 징, 장구소리를 교회에서..... 근데 지그믄 오산장로교회 이름으로 시청행사에도 참여, 뿐만 아니라 노인회등 각 모임에 참여하여 꽹~꽹 떵더쿵 하며 선교활동을 하여 우리교회를 알리는데 아주 짜~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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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감사합니다 많은힘되었습니다 아직도 풍물소리를 부정적으로 듣는 분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보십시요.성경에 많은 말씀있지요 (창4;21) (창31;27)(삼상10;5) 특히(삼하6;5)말씀을보면 이스라엘 온 족속은 잣나무로만든 여러가지 악기와 수금과 비파와 소고와 양금과 제금으로 여호와 앞에 연주하라... 제금은 남비 뚜껑같이 생긴 두개의얇고 둥근 놋의판으로 만들어 졌는데 중앙의불롯솟은 것이 일반형태다 제금은 행진곡 태취타 불교의식 무용인바라춤과 무속인들이 극도의신이 내릴때 정신없이쩔렁 쩔렁 때려 소리를 내는 것이다.그런데 교회마다 드럼이 없는 곳이없다 드럼에는 반듯이 놋쇠로 만든 제금이있다 다른 악기와 혼합하여 소리를 내니 흥겹게 들리지만 제금만 친다면은 무속인이 치는 소리랑 다를바가 없을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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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언젠가 한국인이 그린 성화중에 예수님을 도포를 입고 갓을 쓰신 분으로 그려놓은것을 보았습니다. 완벽한 인간의 형태로 세상에 오신 주님! 오늘 주님이 한국에 오신다면 한국사람의 모양으로 오시겠지요! 이것도 이단?? 명쾌한 문성모 목사님의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장로님께도 감사드리고요.